친애하는 동료들, 곧 만나게 될 나의 친구들에게. 모두 안녕? 이건 나의 동료이자 친구가 될 너희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야. 우리는 아직 서로를 전혀 모르지만, 이 첫 인사를 다들 어떻게 읽어줄지 궁금하고 설렌다.
몇 년 전에 『일의 기쁨과 슬픔』(장류진, 2019) 이라는 제목의 소설집이 나왔었는데, 혹시 읽어 봤어? 나는 이 편지를 쓰려고 그 책을 다시 꺼내 읽어 봤어. 직장 생활의 피로와 애환, 사회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의 미묘한 관계와 감정들, 꿈과 현실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우리의 모습이 다시 읽어도 그 자체로 웃기고 슬펐달까. 우리는 일을 하며 계속 반복되는 존재구나, 이걸 오래도록 반복하게 되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어. 그러고 나서 책과 동일한 제목의 유튜브 플레이 리스트를 반복해서 들었어. 그렇게 일의 기쁨과 슬픔을,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여러 감정과 마음을 감각해봤네.
나는 이게 항상 궁금했거든. 누군가가 먼저 이 질문을 해주길 계속 바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물었어. 친구들에게, 회사 동료들에게, 일을 오래 한 까마득한 선배에게 안부 묻듯 일의 안부를 묻곤 했어.
“돈 벌어야 하니까”, “최대한 가늘고 길게 버티는 게 목표”, “회사 안 다니면 뭐 하려고?” “내가 하는 일이 곧 나는 아니잖아” 등등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는데, 실은 그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어. 더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, 무언가 더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.
방금 말한 이 무언가를 우리가 모두 이곳에서, 말하고 나눠보면 어떨까?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곳에 서 있는 우리, 어쩌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몰라. 연말을 향해 바쁘게 달려가는 와중에 잠깐, 하루 시간 내어 올해 어떻게 일했는지,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어.